[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언-4-]메뚜기는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게 되었나. | 연예계 이야기
2006.07.17 23:14

연예 잡지 <매거진 T>에 유재석에 관한 글을 보면서 "메뚜기는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게 되었나." 라는 제목에 꽤나 관심이 갔다. 글쎄, 어떻게 메뚜기가 인간을 지배하게 됐지?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다 혼자 컴퓨터 앞에서 낄낄거렸고, 문득 유재석에 대해 다시 한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 없이 유재석이니까 쓰면 좋겠다는 강박관념이랄까.



예전에 쓴 <유재석, 그가 국민 MC가 된 이유> 라는 글이 유재석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다룬 글이라면 이번 글은 유재석이 어떻게 성공가도를 달려왔는지를 말해주는 글이다.




무명의 끝을 잡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유재석은 15년의 연예생활 중 8~9년간을 무명으로 산 대표적인 '늦깍이 스타' 다. 그러니까 이제는 대중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MC 유'의 탄생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스스로 "하루에도 포기하기를 몇 백번씩 했다." 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의 무명 생활은 가혹하디 가혹했다.



1991년 제 1회 KBS 개그 콘테스트로 처음 여의도에 발을 들여 놓은 유재석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김용만, 박수홍 등이 "감자골 4인방" 으로 인기를 끌며 KBS 의 간판으로 부상한 것에 비해 많은 방황을 하며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슬랩스틱 코미디와 꽁트가 대세를 이뤘던 이 시기에 그의 역할은 고작 "차렷, 경례" (봉숭아 학당)를 외치는 반장이라던가, 임하룡의 철부지 아들로 나와 두들겨 맞는 것(아빠와 함께 춤을) 이 전부였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카메라 공포증' 과 '마이크 울렁증' 에도 시달렸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연예가 중계> 시절 실수 장면이라던가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유재석입니다." 라는 멘트를 "안녕갑습니다, 유재...."  로 잘못 날렸다는 이야기는 신인시절 그의 카메라 공포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제가 한 8, 9년은, 군대시절을 포함해서, 거의 무명에 가깝게 방송국에 있으면서 그런 생각은 했거든요. 그런 기회가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많은 분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날이 온다면 정말 이때를 잊지 말아야겠다구요. 제가 불교인데요, 기도를 밤마다 했어요.

 

소원 한 번만 들어달라고, 이 길에 들어서긴 했는데, 이 길이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부처님, 기회를 주시면 오늘 기도한 거 잊지 않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기도하고 또 했어요. 물론 보시는 분에 따라 지나치게 강박관념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저는 정말 그때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세원 쇼>로 스타덤에 오르다.


그렇다면 무명 생활에 허덕이던 메뚜기, 아니 유재석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게 됐을까. 그 시초는 누가 뭐래도 <서세원 쇼> 의 인기 코너였던 '토크 박스' 였다. "메뚜기" 라는 별명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려가던 그는 '토크 박스' 에서 자신의 말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한층 높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학창시절 너무 배가 고파서 슈퍼를 지키는 할머니 몰래 과자박스 하나를 훔쳐 뒷동산에 올라가 박스를 열었더니 과자가 아니라 빨대만 잔뜩 들어있었다는, 그 유명한 '빨대 사건' 은 전국민의 배꼽을 쏙 빼놓으며 유재석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고 유재석을 전국적인 '스타' 로 만들어놨다. 10년 무명생활의 내공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10년 무명에 종지부를 찍어준 <서세원 쇼> 를 유재석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서세원 쇼....그 때 여의도에는 뭐랄까요, 서세원 쇼 폭풍이랄까 뭐 그런게 불었었어요. 서세원 쇼에만 나가면 개미 새끼도 스타가 된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프로그램 인기가 대단했죠. 메뚜기 탈 쓰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다가 서세원 쇼 섭외를 받았을 때의 기분이야 말로 다할 수 없죠, 뭐. 가장 잊지 못할, 가장 고마워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예요. 서세원 쇼는."



 
동거동락과 쿵쿵따.

 

<서세원 쇼> 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그의 연예운은 <밤을 잊은 그대에게> 에 이어 <동거동락> 을 진행하게 되면서 정점에 다다랐다. MC 초기에 얄밉고 촐랑대는 캐릭터로 유재석의 입지를 확실히 굳혀준 <동거동락> 은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유재석 특유의 진행 스타일에 모티브가 됐다.



<동거동락> 의 빅히트가 MC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은 유재석의 진행 스타일에 하나의 모티브를 줬다면 <공포의 쿵쿵따> 는 유재석의 캐릭터를 만들어주며 그의 생명을 연장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강호동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할말은 하는, 쿵쿵따 속 그의 캐릭터는 <동거동락> 에서의 얄미운 캐릭터를 180도 변화시키며 큰 성공을 거뒀고 이 성공을 계기로 그는 강호동과 함께 A+급 MC로 올라가는 기염을 토한다.



<동거동락> 과 <공포의 쿵쿵따> 의 성공은 2002년 이후에 방송가 회자되는 '빅 4' (신동엽 유재석 김용만 강호동) 의 중심기둥을 세우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유재석의 개그 스타일은 독특하다. 대개의 개그맨과 달리 다른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스스로 망가지는 수비형이다. 실제 성격과도 비슷하다. 이런 개그는 공격형을 구사하는 다른 개그맨에게 눌리기 쉽다. 하지만 유재석은 내공이 남다르다. 강호동 김용만 혹은 탁재훈과 같은 공격형 입담의 강자들과 함께 진행을 할 때 절대 밀리지 않는다.



마치 중국 무협사에 등장하는 전설의 수비 고수 같다. 평생 수비 기술만 연마해 승리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어떤 다른 고수도 노인인 그를 이기지 못했다는 스토리를 떠오르게 만든다. 유재석의 고수 수비 개그는 편안하고 친근하고 울림이 오래 간다. 그가 노인이 됐을 때까지도 사랑을 받을 것 같다." -최영균




인간 유재석.


연예인이란 직업은 자의건 타의건 사생활까지도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아내의출산을 곁에서 지키지 못했다는 사람이 태반이고, 촬영 때문에 부모님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이런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스케줄을 힘겹게 꿰맞춰 가며 경조사를 챙겨주는 고마운 스타들이 있다. 그런 이들 중 한사람이 바로 유재석.


유재석은 정말 바쁘다. 채널만 돌리면 나온다는 말을 들을 정도니까. 이 정도 되면 보통은 ‘미안하다. 꼭 가려고 했는데’ 하는 한마디면 웬만큼은 용서된다. 그런데도 굳이 잠잘 시간까지줄여가며 작가와 PD들의 결혼식장을 찾아다니고, 바쁜 걸 뻔히알고 있어서 일부러 말하지 않은 곳까지도 참석해 기쁨과 슬픔을함께 나누는 속깊은 사람이다.


이런 그의 마음 씀씀이의 결과였는지, 유재석 본인도 아닌 여동생의 결혼식에 방송국 사람들이 대거 참석 흥행(?)에 대성공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유재석은 스태프 잘 챙겨주기로도 유명하다.


예전에 진행했던 ‘이유있는 밤’이나 최근에 맡은 ‘해피투게더’ 등 그의 프로그램 작가나 PD들의 증언에 따르면, 식사시간과녹화시간이 겹칠 때면 굶고 일하고 있을 스태프를 위해서 떡볶이며 김밥, 샌드위치 등을 잔뜩 사들고 녹화장에 들어온다고 한다.


요즘은 잠 줄여가며 일하는 스태프를 위해서 커피까지 챙겨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이 사온 음식을 먹을 때면 ‘이거 누가 사온거라구? 유재석이 사온거야. 알지?’ 하고꼭 생색을 내고 말아서 결국은 핀잔을 듣곤 하지만 말이다.


몇 년전, 내가 ‘아름다운 TV-얼굴’이란 프로그램을 하고 있을때다. 유재석이란 이름과 얼굴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던 그시기에, 연예인들이 직접 6㎜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찍는 ‘셀프카메라’란 코너에 그가 출연한 적이 있다.


편집실에서 그가 찍어온 테이프를 봤고, 테이프를 한개 한개 보면서 나는 서서히 그의 팬이 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스타가 손수 찍은 일상들을 봐왔지만, 유재석만큼 인간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들어온 새벽, 세수를 한 유재석은 자기 방에 앉아서카메라를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무명시절 이야기, 고마웠던 사람들 이야기까지…. 분명 힘들고 눈물나는 시절의 이야기였는데도 특유의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가 했던 말, “내가 평생 톱스타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난 많은 사람을 얻었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거다. 만약 내가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된다해도, 난 힘들었던 이 순간들을 잊지 않고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다.” 눈가가 촉촉해진 줄도 모르고 한참동안 진지하게 이야기를하던 유재석은 얼른 눈가를 훔치곤 ‘아~ 새벽에 혼자서 무슨청승이야~’ 하며 쑥스러운 듯 특유의 시끄러운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말았지만.


유재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들 입을 모아 ‘참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전히 공손하고, 여전히 착하고, 시끄러운웃음소리까지도 여전하고. 아마도 오래 전 자신과 했던 약속을기억하고 지켜가는 그의 노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확실히 하는 사람, 그래서 그는 웃기는 사람이지만 절대 우습지 않다.


-이 글은 방송작가 노지현씨의 글을 발췌한 것입니다-



 
유재석, 그의 한계.

인간으로서나 방송인으로서나 언제나 완벽해 보이는 유재석이지만 분명 그에게도 한계라는 것이 있다. 첫번째는 잦은 방송 노출로 인한 이미지 재고가 힘들다는 것. 그의 방송스타일은 <공포의 쿵쿵따> 이후로 5년여의 시간 동안 일정선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유재석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개성인 동시에 한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동엽이 활발한 활동 이후에 매번 1년여간의 휴식기간을 가지며 자신의 가치를 높여왔던데 비해 유재석은 <공포의 쿵쿵따> 종영 뒤 잠시 가진 휴식기간 때문에 복귀가 힘들었다는 것을 이유로 몇 년 동안 4~5개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돌려가며 엄청난 다작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이로 인한 프로그램 겹치기 현상과 비슷한 콘티의 비슷한 진행이 비범을 평범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그는 명심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일요일이 좋다><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무한도전> 등 그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장기간 시청률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일정 부분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4년 한차례 불었던 '유재석 거품론' 을 <해피투게더-프렌즈><진실게임><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일요일이 좋다> 의 흥행으로 단박에 제압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5년간의 제자리 걸음...그 속에서 자신만의 발전을 조금씩 일궈가고 있는 유재석이지만 때로는 결단력 있는 휴식으로 재충전의 기간을 멋들어지게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메뚜기는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게 됐는가.


<동거동락><공포의 쿵쿵따><이유있는 밤><공포의 외인구단><느낌표><일요일이 좋다><해피투게더><해피투게더-프렌즈><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진실게임>.........10년의 무명생활을 견뎌낸 유재석은 6~7년 만에 엄청난 흥행작들을 기다렸다는 듯 쏟아내며 단박에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국민 MC' 의 반열에 올라섰다.



10시간이 넘는 촬영시간에도 후배들과 동료들을 다독거리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그는 방송 진행의 교과서적 표본이라는 이경규, 서세원과는 달리 자신만의 자존독립적인 공간을 창조해내며 '유재석' 만의 개성을 끊임없이 창출해 왔다. 그의 개성, 그의 창의력, 그의 능수능란함이 지금의 유재석을 만든 것이며 앞으로의 유재석을 만들어가고 있다.



혁신없는 정체와 정체된 혁신 속에서 그는 어떠한 발자취를 남겨가고 있는가. 앞으로도 그는 변함없이 인간들을 지배할 수 있을까. 자못 10년 뒤, 브라운관 속 그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이나 불편함을 주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오락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6/07/17 23:00 2006/07/17 23:00

Trackback URL : http://simplelife.pe.kr/tc/trackback/349


« Previous : 1 : ... 373 : 374 : 375 : 376 : 377 : 378 : 379 : 380 : 381 : ... 504 : Next »

뚜는 지금.. 사랑해사랑해
아.. 열심히 살자..
남자B형염소자리인천

Categories

전체 (504)
뚜.. 서툰.. (258)
폰 이야기 (13)
나의 길 (85)
읽을거리 (21)
사진갤러리 (124)

Recent Posts

  1. Android Studio 2.2 에서 layout 미리...
  2. mac 에서 ssh 접속시 한글 입력이 안될때.
  3. Android Studio. Zxing 라이브러리 사...
  4.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SVN 등록시 bin...
  5. 안드로이드에서 android.annotation 를...

Recent Comments

  1. Thanhk you for this informative read... Software Engineering 2018
  2. 오전부터 이것때문에 하루 종일 고생함... choi 2016
  3. 진짜 님이 하루 죙일 겜방에 갇혀서 있... 굳굳 2015
  4. 대박 이걸 어떻게 찾으셨어요? 덕분에 ... 34524 2015
  5. 와 이건 진짜 신의한수 였네요~ 감사합... interlude 2015

Recent Trackbacks

Bookmarks

  1. ATOMOS
  2. c3cc3's Homepage
  3. 봄실
  4. 우중산보... 그 싱그러운 여유

563

274

google chart api graph

-30 days

today : 184

Site Stats

TOTAL 958163 HIT
TODAY 184 HIT
YESTERDAY 208 HIT